20120808 공식 블로그 포스팅: 국기로 들여다보는 말라위의 정치 Lilongwe, Malawi

안녕하세요! 말년(?)에 6개월 간 말라위를 돌아보면서 쓸 말이 많군요. 지난 번 포스팅이 말라위 개괄이었다면 이번에는 말라위 국기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어느 나라 국기나 다 그렇겠지만 말라위 국기 또한 말라위의 정치를 들여다보기 참 좋은 도구거든요. 자, 그럼 tiyeni! 출발해볼까요?



한국 국기의 핵심이 태극이라면 말라위 국기의 핵심은 태양입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며 니아살랜드에서 말라위로 스스로 이름지은1964년에 제정되었습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 등장했던 말라위 팀과 국기의 사진입니다 (출처: http://www.nyasatimes.com/malawi/2012/07/24/malawi-olympic-team-gets-warm-welcome-in-london/) 보시다시피 말라위 국기는 검은색, 붉은색, 녹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검은색은 아프리카 사람들, 붉은색은 그들의 피, 녹색은 자연을 상징한다고 합니다(The black represents the indigenous people of the continent, the red symbolizes the blood of their struggle, and the green represents nature) 그리고 떠오르는 태양은 막 유럽 국가들로부터 독립하고 있던 아프리카 대륙의 자유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1964년부터 2010년까지 약 46년 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이 국기는 2010년에 급작스러운 위기를 맞습니다. 2004년에 당선된 무타리카(Bingu wa Mutharika) 전 대통령이 2009년 재선 후 '새로운 시대(new era)'를 선언하며 국기를 바꾸겠다고 했거든요. 다음은 무타리카의 급사 전까지 약 3년 동안 제정된 국기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붉게 떠오르던 태양이 완전히 다 뜬 채(full sun)로 하얗게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고, 붉은색과 검은색의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무타리카의 주장은 옛날 국기는 영국령 식민지의 잔재이며 영국이 말라위에 빛을 가져다주었다는 상징이며 말라위는 이제 더 이상 '새벽'이 아니라 발전하고 있는 국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다소 독단적인 결정과 법령 제정, 이어지는 정치적인 탄압은 - 말라위의 옛날 국기를 소지하거나 게양하면 처벌을 받았습니다 - 큰 반발을 불렀습니다. (http://www.news24.com/Africa/News/Malawi-changes-national-flag-20100808


무타리카는 첫 번째 임기 때에는 비료 보조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동생 Peter Mutharika와 재혼한 아내인 Callista Mutharika를 장관으로 앉히는 것으로도 모자라 피터의 대통령 후보 선정을 반대하며 당시 갈등을 빚고 있던 부통령 Joyce Banda를 당에서 축출했습니다. 아울러 영국 외교전문에서 '권위주의적이고 비판을 참지 못하는 인물'로 평가되자 영국 대사인 퍼거스 커슈레인-디엣을 추방하며 영국과 외교적인 골이 깊어지게 되죠. 그러다 결국 2011년 영국에서 원조가 동결, 가장 큰 원조자금이 끊기는 사태가 벌어지자 말라위 경제는 급격한 추락을 하게 됩니다. 기름과 설탕 등의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프로젝트 말라위 사업에도 큰 지장이 있었죠.

그런데다가 국기 변경을 위한 외화의 낭비에다가 정치적으로 대통령을 비판한 말라위의 인문대학인 Chancellor College가 폐쇄되는 등 각종 독재의 행보가 이어지면서 말라위의 시민들은 2011년 7월 20일에 대규모 시위를 벌입니다. July 20라고 이제 지칭되는 이 시위에 경찰이 동원되고 폭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21명의 시민이 총에 맞아 사망합니다. 현대사에 전쟁 기록이 없는 말라위로서는 전례 없는 피의 역사였어요. (http://www.mwnation.com/features-the-nation/development/196-july-20-the-bloody-price-of-freedom)  이후로 시민사회가 다시 잠잠해지면서 독재는 계속되다가, 2012년 4월 5일 무타리카가 심장마비로 급사하면서 끝이 납니다.


그 다음으로 부통령이었던 Joyce Banda가 집권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국기는 옛날 국기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반다 대통령의 People's Party는 이 사안에서만큼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는데요, 기존 국기 변경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26억 (2.6 billion) MK가 낭비된 반면 옛날 국기를 되살리는 데에는 많은 돈이 들어갈 것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http://www.nyasatimes.com/malawi/2012/05/30/dpp-govt-blew-k3bn-on-flag-change/) 말라위 콰차로 26억이면... 대략 약 104억원에 달합니다.



출처: http://www.nyasatimes.com/malawi/2012/05/30/dpp-govt-blew-k3bn-on-flag-change/
새 국기와 함께 촬영된 반다 대통령의 사진입니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말라위의 국기는 다시 떠오르는 붉은 태양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양누가병원에 게양된 국기가 바뀐 것은 물론이구요. 국기를 통해 들여다보는 말라위의 정치, 조금 도움이 되었나요?


저 개인적인 견해로는 지금의 국기가 짧은 생명을 유지했던 무타리카의 국기보다 훨씬 더 예쁩니다. 아침 다섯시 반이나 여섯 시에 일어나서 보는 해 뜨는 것을 보면 늘 말라위 국기가 생각나거든요. 신영복 선생님의 <더불어숲>에는 "문명의 진보는 태양을 잊어가는 과정"이라고 나옵니다. 빛을 비추고 비를 만들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의 소중함을 말이예요. 실용적인 측면도 그렇지만, 덧붙여 제가 전깃불로 가득한 대도시 출신이다 보니 태양이 태초부터 인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어떤 상징적인 존재였는지도 잊어왔던 것 같아요. 릴롱궤에 와서 말라위 국기와 일출을 보며 늘 태양을 기억하게 되는군요. 아, 우리 Mseche Health Center의 태양광 패널을 봐도 그렇지만요!




마지막 추가: 이건 말라위 축구 국가대표팀인 The Flames가 독립기념일 기념 친선경기에서 잠비아를 이겼을 때 니아사 타임즈에서 찍은 센스 있는 팬입니다. 말라위 국기 색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군요! Proudly Malawian! (출처: http://www.nyasatimes.com/malawi/2012/07/06/malawi-beat-zambia-on-independence-day-celebrations/) 사진 이름이 더 웃깁니다. We-managed-to-burn-them-337x45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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