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1 열살짜리 Desire, 그리고 Four Seasons 나들이 Lilongwe, Malawi


화창한 토요일입니다! 그럼에 사무실에 퍼져 있는 이유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주방 아주머니 딸, Desire과의 마을 나들이

여기 와서 현지인 아이들 중 가장 붙임성 있게 저에게 다가오는 아이는 간호대 카페테리아 주방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딸,
Desire, 또는 줄여서 '디자'라고 부르는 아이입니다. 이름이 뭐 그렇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말라위의 대법원장 이름은 참고로 Lovemore입니다 (남성임.) 태클 금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여느 마을 아이들과 달리, 대양누가병원 단지 내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그래도 영어를 곧잘 하는 편입니다. 오늘 물어보니 Magwero 초등학교 3학년이네요. 10살이예요. 

디자의 사진을 넣고 싶지만, 같이 찍은 셀카가 둘 다 왕창 망했기 때문에 패쓰. 다음 기회에.



디자네 부모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디자는 늘 여동생인 조이스 (5살)을 업고 있거나 데리고 다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또래들과 노는 모습을 잘 보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또래들은 동생이 딸린 친구는 귀찮은가 봅니다. 얌전히 그네를 타거나 소꿉장난을 할 때는 끼워주지만, 달리기를 하거나 단지 내를 이곳저곳 마구 내달릴 때는 디자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물끄러미 여동생의 손을 잡고 친구들이 뛰댕기는 모습을 지켜보는 디자의 모습에 가슴 한 켠이 아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디자가 며칠 째 계속 "Let's go for a walk!"라고 했을 때 - 회민 쌤이랑도 친해서 둘이는 종종 산책을 나갔다온다고 했어요 - 그러마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현지 직원들이 퇴근하는 네시 반에 일을 마무리짓고, 다섯 시에 디자와 같이 산책을 나섰습니다. 



디자의 귀여운 속셈(?)은 알고 보니 (1) 영어를 할 수 있다 (2) 이 22살 난 외국인 언니와 친하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병원 옆 마을 아이들 사이에서 좀 뻐겨보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먼저 손을 잡더니 무서운 속도로 남자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공터로 달려갑니다. 그러더니 "Let's take a picture!"라고 하네요. 사실 말라위 사람들을 - 어느 나라라도 그렇겠지만 - 허락받지 않고 사진을 찍는 것은 가급적 하지 않는 일인데다가, 가끔 사진을 찍으면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들어서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한 달이나 친해진 아이기도 하고, 별 탈 없겠거니 거듭 확인한 다음에 아이폰을 잠시 넘겨주었습니다. 


디자가 마을 아이들 사이에서 퀸으로 군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ㅋㅋ
아이들 사이에 있는 동안 저는 카메라 촬영 버튼에 손도 대지 않고, 디자 혼자 50여 장을 찍었습니다. 
아직 카메라를 잘 다룰 줄 몰라 흔들린 사진이 대부분이라, 남는 사진은 별로 없었지만요.


축구를 하다 말고 이 Mzungu 누나를 구경하러 냉큼 달려온 아이입니다.

난감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저의 표정이 고스란히 (...)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춤추는 것을 비디오 촬영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밥 시간도 되었는데다가 (제 밥당번이었음) 아이들이 끼어들어서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약간의 춤과 노래가 비디오로 촬영되어 재미있는 영상이 될 뻔 했는데 디자가 실수로 삭제 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ㅠ.ㅠ 으악.




크로키를 제대로 할 줄 안다면, 아이들이나 아주머니들에게 그림을 그려주면서 친해질텐데.
그러면 돈이 없어도, 먹을 걸 주지 않아도 편하게 친해질 수 있을텐데, 역시 소묘의 기초를 수강하고 올 걸 그랬습니다.


디자가 날이 어두워지려하자 냉큼 집에 가자고 손을 잡아끌어서, 저는 뭐 자기소개만 한 다음 "Zikomo kwambiri"만 연속으로 쏟아내고 갑작스럽게 들이닥친만큼 갑작스럽게 끌려나갔습니다. 디자야 언니 걸음이 그렇게 안 빨라요 ㅠㅠㅠ


다음번에는 같이 춤추자는데 ... 어떡하지............



(2) 갑자기 진호 선생님의 제안으로 가게 된, Four Seasons 디저트/술 파티

금요일 저녁이라고 국도 끓이고 닭도 고추장에 조리고 샐러드까지 했더라서 꽤나 성대한 만찬을 흡입한 후에도, 디저트가 아쉬운지 다들 "아이스크림!" 하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습니다.


(3) 갑자기 떤져진 MC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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