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0 언니네이발관, 산들산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과 그 이후 Lilongwe, Malawi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꼽아보라, 하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곡들을 꼽기 마련이지만,
그 노래들을 집합해놓고 보면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곡들입니다.


제가 노래를 '선물받았다'고 여기는 기준은 누군가가 이 노래를 실제 CD나 테이프, 파일로 주거나 
제게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해서, 또는 본인이 너무 좋아하는 음악인 나머지 저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서,
또는 제 감정 상태에 - 기쁘거나, 춤을 추고 싶어진다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지쳐 있거나 -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추천한
그런 음악들입니다.



그런 음악들 가운데에서도 몇 가지 오래오래 남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클래식일 때도 있고, 팝송일 때도 있고, 가요일 때도 있고, 영화음악일 때도 있고, 스윙이나 살사 음악일 때도 있습니다. 
그 음악을 선물했던 사람과는 영영 연이 끊어져 버렸던 경우도 있고 - 최고은의 Eric's Song처럼 - 
아직도 생각날 때마다 음악을 주고받는 사람 - 김연우의 8211, 검정치마의 Antifreeze - 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나와 연관시켰던 음악 중에서도
사금처럼 남아 반짝이는 음악 - 그런 음악은 다시 누군가에게 선물하게 됩니다.

그 노래를 만든 사람도 어떤 기억과 감정을 담아 만들었을 노래에
누군가가 자신의 기억과 자신의 감정을 담아 선물했다면
그 노래는 은은하게 제 아이덴티티의 일부로 자리잡아 언뜻언뜻 떠올라 흥얼거리게 됩니다.



'어느날 자신이 결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섬뜩한 자각을 하게된 어떤 사건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언니네이발관의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 그리고 그 노래 중 '산들산들'은 그렇게 남은 노래 중 하나입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건 / 세상 어디에도 없었지 / 하지만 잊을 수 없는게 / 어딘가 남아 있을거야





어젯밤 침대에 누워 늦게까지 룸메 언니와 함께 
어떻게 여기까지 우리가 왔고, 어떻게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우리가 만나 같이 방을 쓰고,
앞으로 어떻게 또 어디서 만나게 될까, 시간이 흐르면 서로를 잊게 될까,

그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p.s 책 선물하는 것도 책 선물받는 것도 진짜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 Atul Gawande의 책을 하나 선물하고, 스스로에게는 그의 새 책을 - 새것도 아님. 2010년에 나왔는데 내가 몰랐음. 크흑 - 선물해야겠다는 mental note.


덧글

  • seventwice 2012/04/21 12:36 # 삭제 답글

    룸메 언니랑 친해졌구낭?! ^^
  • 2012/04/21 13:55 #

    응! 언니 좋아 'ㅡ'*
  • seventwice 2012/04/21 15:09 # 삭제 답글

    antifreeze는 나두 즐겨듣는 노래♥ 존박 falling도 좋아ㅎㅎ 특히 비 오늠 날엔ㅋㅋ
  • 2012/04/24 14:04 #

    falling 받아놨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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